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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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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0-11 12: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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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2-08-16 00:35:29






요즈음 야외로 나가 길을 가다 보면 옥수수를 파는 노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옥수수는 강냉이라고 불렀습니다. 강냉이를 먹다 보면 옛날 밭가에 심어진 옥수수를 따서 삶아주시던 할머니 옥수수가 떠오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는 불과 12세기에 아메리카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5세기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옥수수도 유럽으로 전파됐는데 50년도 안 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거쳐 16세기 말에 전래됐습니다. 이렇듯 옥수수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퍼진 작물입니다. 주요 생산국은 미국 중국 브라질이고 수출국은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입니다. 주요 수입국을 알아보면 1위가 일본이고 2위가 한국입니다. 주로 가축 사료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옥수수의 원산지는 멕시코와 볼리비아 중심의 안데스산맥 지역이며 7000년 전 재배됐으나 그 모습은 잡초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씨앗은 한 줄로 나 있었고 단단해 돌로 빻아야 겨우 먹을 수 있는 곡식이었는데 돌연변이를 거쳐 두 줄 옥수수, 네 줄 옥수수로 점점 개량돼 12세기에 와서야 지금의 옥수수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옥수수의 장점은 쌀과 밀을 압도하는 단위면적당 최고의 생산량, 짧은 수확 기간, 토질이나 수질을 가리지 않아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옥수수는 쌀이나 밀과는 달리 복잡한 가공 과정이 없고 삶아서 먹거나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무엇보다 가축 사료로는 압도적으로 비육 효율이 뛰어납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면 나이아신(niacin) 또는 니아신이라는 수용성 비타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펠라그라병에 걸리는데 이 병으로 1730년 유럽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20세기 초까지도 미국에서 발생해 10만 명이 사망한 예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릿고개 시절 1950~60년대 펠라그라병이 큰 문제가 됐고 북한은 아직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쌀이 주식이라 잘 몰랐지만 강원도 같은 산간지방에서는 발생했던 것입니다.


옥수수는 쌀, 밀과 함께 3대 곡물입니다. 생산량으로 보면 가장 생산이 많이 되는 곡물입니다. 쌀과 밀은 7억 톤이 좀 안 되는 양이고 옥수수는 8억 톤 넘게 생산됩니다. 다른 곡류와 달리 사람이 먹는 것보다 가축이 먹는 양이 많습니다.


같은 벼과 식물이지만 벼는 C3 식물이고 옥수수는 C4 식물이므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월등합니다. 장점도 많지만 어마어마한 지력을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북한은 농업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대량 투입하는 옥수수 재배면적을 크게 늘렸는데 소련의 지원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신대륙에서는 콩과 윤작하고 중국은 과거 땅콩과 윤작을 통해 극복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재앙도 생산량은 많은데 땅이 황폐해지는 옥수수의 역설이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옥수수의 활용 방법은 다른 작물에 비해 넓습니다. 생으로 먹는 초당옥수수를 비롯해 그대로 삶아 먹거나 빻아서 가루로 먹기도 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팝콘, 통조림, 우유와 궁합이 잘 맞아 씨리얼도 대부분 옥수수로 만듭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액상과당과 술, 식용유 그리고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해 가솔린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워낙 생산이 많이 되고 직접 식용보다는 사료나 가공으로 더 많이 이용되다 보니 항상 기후위기나 국제정세에 민감한 작물이 됐습니다.


선진국이 옥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면 후진국은 굶어야 하는 현실을 옥수수는 알까요? 옥수수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데 안타깝습니다.


옥수수는 수확한 후 하루만 지나도 최대 70%의 영양을 소모합니다. 따라서 옥수수는 수확하고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밭에서 바로 따서 쪄주시던 할머니 옥수수가 맛이 좋았던 겁니다. 이 여름에 한 번쯤 먹어줘야 하는 옥수수와 함께 건강한 여름 나시기 바랍니다.


정진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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